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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우천 경감(경기남부경찰청 13기동대)

기사승인 2024.10.25  14:4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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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난 응급환자 살릴 골든타임은 1분”... 응급지혈로 생명 살린다

   
▲ 신우천 경감은 “사건 사고 현장에서 대량출혈 환자가 발생하면 대부분 1분 이내에 쇼크사를 당한다, 112 순찰차 구급함에 비치된 밴드(붕대)로만 응급처치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지적한다. © 오늘의 한국

일선 경찰관, 지급품 규칙 개정해 지혈대 지급 캠페인 운동 전개
현장 대량출혈 환자에 112 순찰차 구급함 붕대로 임시 응급처치
강남서 교통경찰관, 오토바이 교통사고자에 속옷 찢어 직접 지혈
대부분 현장 경찰관들 반대 의견도 많아 충분히 설득할 시간 필요
직원들 지혈대 보급 원하면 소요 예산 확보 향후 적극 추진 기대 

일상에서 사고는 불시에 일어난다. 특히 교통사고나 대형화재 등 재난적 상황에서 과다 출혈로 목숨을 잃는 일이 늘고 있다. 재난을 당해 출혈이 심할 때, 현장에서 응급 지혈대를 사용하면 생명을 살리는 기구가 된다. 최근 일선 경찰관들이 다량 출혈 환자 발견 시 지혈대로 신속하게 응급조치를 한 후, 생명을 구하도록 경찰 지급품 규칙을 개정해 지혈대 지급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신우천 경감(경기남부경찰청 13기동대)은 “현재 사건 사고 현장에서 대량출혈 환자가 발생하면, 112 순찰차 구급함에 비치된 밴드(붕대)로 응급처치하기에는 역부족이다.”고 지적한다. 신 경감은 일선 경찰관들은 그런 상황을 빈번하게 경험한다고 말한다. 실례로 2011년 6월 초, 서울 강남서 교통경찰관은 영동 로터리에서 오토바이 교통사고를 수습처리 하는 중에 운전자의 종아리 부분에 많은 피가 흘러 자신의 상위 속옷을 찢어 지혈한 후, 119 구급대에 인계해 병원 후송을 통해 생명을 보호했다. 그러나 경찰관은 규정상 소방대원처럼 지혈대를 사용할 수 없다. 신 경감은 “사고로 환자 생명이 경각에 달한 위중한 상황에서 경찰관이 즉시 지혈대를 사용할 수 없다면,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합법적인 일이 무의미한 것 아닌가”며 묻는다. “우리도 미국처럼 응급지혈 ‘Stop the Bleed’ 제도를 도입해야 할 때”라고 말하는 신우천 경감을 만나 일선 현장 응급처치 대처와 현황을 들어본다. [편집자 주]  
 
- 최근 교통사고와 화재 등 재난이 늘고 있다. 일선에서 사고로 인한 응급지혈 ‘Stop the Bleed’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는데, 어떤 운동인가. 

▲ ‘Stop the Bleed‘ 캠페인은 2015년 미국 백악관에서 최초로 시작된 응급처치 교육 프로그램이다. 이 제도가 만들어진 사회적 배경은 세 가지가 있다. 먼저 총기 폭력 및 대중 안전문제다. 당시 미국은 총기 폭력 사건이 잦아 즉각적인 응급처치 중요성이 커졌다. 심할 때는 처치하기도 전에 출혈 사망이 많아 일반 시민이 응급 처치할 수 있도록 교육하는 제도다. 두 번째는 대규모 재난 대비다. 자연재해나 테러·공격과 같은 대규모 재난 상황에서 시민 스스로 응급 처치할 수 있는 능력 함양을 통해 생존율을 높인다. 마지막으로 공공의식 제고다. 응급 처치술을 익힌 시민이 많을수록 위기 대응력이 향상돼 사회 전체 안전이 증대될 수 있다. 이 캠페인은 경찰을 비롯해 시민들이 출혈을 막는 지혈기술을 배워 응급 상황에서 신속 대응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목표다.

- 지혈대는 어떤 때 사용하나.  

▲ 대량출혈 응급환자는 초기 1분 이내에 지혈하지 않으면, 쇼크 사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현장에서 출혈을 중단시키기 위해 사용할 수 있는 중요한 도구가 필요한데, 현재 경찰은 지혈대(Tourniquet) 보급품이 없다. 일부 베테랑 경관들은 지혈대 중요성을 알고 사비로 구매해 현장 근무 시 사용하기도 하고, 급할 때는 혁대를 활용하기도 한다. 저 역시 경찰에게 맞춤형 장구 착용이 필요하다고 본다. 올해 7월 중순경 인재개발원 대테러 작전 교육 과정에서 전문가인 박상구 교수님과 국군의무학교 송현석 원사님에게 지혈대 사용법을 습득한 후, 지혈대 보급 중요성을 더욱 절실히 느꼈다.   

   
▲ 응급환자에게 지혈대를 사용하는 교육 시범을 보이고 있는 모습. © 오늘의 한국

 - 지혈대 보급 운동을 전개하고 있는데. 

▲ 서울청 성동경찰서 모 경위는 경찰이 119 업무를 떠안는 상황에서 직원들이 꺼리지만, 다친 사람에겐 정말 필요한 도구라며 지혈대 보급이 필요하다는 일부의 여론을 얻어 냈다. 그에 따라 규정 개선 사안을 내부 소통창구인 현장활력소에 글을 올렸다. 달린 댓글을 보니 대부분 현장 경찰관들의 반대 의견이 많았다. 계속하여 지혈대 보급 필요성에 대한 당위성에 대해 충분히 설득하고 나서 대 다수직원들이 지혈대 보급을 원하면 해당 부서에서는 필요한 예산을 확보해 적극 추진했으면 한다. 

- 경찰 지급품 규정에 없는가.

▲ 경찰공무원 지급품에 관한 규칙 제3조에는 바지 링, 탐색 등, 교통신호봉, 사격용 귀마개, 교통 색안경, 다용도 소형 방패, 안전모, 손전등 등 여덟 가지가 지급된다. 향후 지혈대를 추가로 지급하도록 하려 한다. 관련 부서에서는 폴넷(Polnet) 희망 품목 코너에 지혈대를 등록해 대량출혈 환자 응급처치 능력을 향상할 필요가 있다. 경찰공무원법 제26조에 ’복제 및 무기 휴대와 제복을 착용해야 한다‘와 경찰공무원은 ‘직무 수행을 위하여 필요하면 무기를 휴대할 수 있다’고 적시돼 있다. 또 경찰공무원 복지에 관한 사항은 행정안전부령 또는 해양수산부령으로 정하고, 경찰 직무집행법 제10조의 2 경찰 장구 사용을 보면, 경찰관은 직무 수행에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상당 이유가 있을 때, 그 사태를 합리적으로 판단 후 필요한 한도 하에서 경찰 장구를 사용할 수 있다고 되어 있다. 

- 그렇다면 모든 경찰에게 지혈대 보급이 정당한 것 같은데.

▲ 현장에서 응급지혈은 119만의 영역이 아니라 본다. 생명을 구하는 데 영역이 따로 있을 이유가 있는가. 가격도 별로 비싸지 않은 지혈대를 사용하면 얼마든지 생명을 구 할 수 있다. 저는 지혈대 사용 방법을 팀원들에게 교육해 현장에서 응급환자 발생 시 신속히 응급처치할 수 있도록 기술을 전수하고자 한다. 현장 능력 배양을 통해 응급환자 치료 시 조기에 지혈하지 않으면, 쇼크사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신체 출혈을 중단시키기 위해 최초로 사용하는 중요한 응급처치 도구가 지혈대다. 출혈을 제어하는 지혈대 사용법 교육이 절실하다. 

   
▲ 지혈대에 고정된 끈은 위급한 상황에서 사용하기 위한 생명의 끈이다. 끈은 신속하고도 쉽게 묶고 풀 수 있어야 한다. 경기남부경찰청 13기동대 6팀에서는 팀원들에게 지혈대 사용과 매듭법 교육을 실시한 바 있다. © 오늘의 한국

- 실제로 교육을 한 적 있는가.

▲ 지난 8월 23일부터 9월 25일까지 32일간 총 90분 사무실과 현장에서 교육했다. 교육 대상은 팀원 7명과 홍정현 교관(순경)이 8월 23일 지혈대 사용법 작성 밴드 공유와 함께 선행 학습, 지혈대 명칭 소개와 감는 순서, 적용 방법 등 이론 교육을 옆 동료 상대 1분 내 지혈대 감아 보기 반복 숙달 현장 실습을 한 바 있다. 향후 직원들이 자신감 상승과 성취감 제고, 대량출혈에 대한 응급환자 대처 능력이 향상되리라 기대한다.

- 지혈대 가격은 얼마나 하는지.

▲ 인터넷 쇼핑몰 00에서 의료기기 ‘트위스트 지혈대’ 1개당 단가는 9,600×8=76,800원이다. 현장 경험을 통해 취득한 생명을 구하는 지혈대의 중요성을 알리고자 인터넷 쇼핑몰 00에서 저렴하게 구매 후, 팀원들에게 보급해 착용하는 등 시범적으로 운용 중이다. 

- 대량 출혈 시 지혈대가 꼭 필요한 상황은.

▲ 네 가지 상황이 있다. 첫째 선홍색 출혈이 바닥에 고이거나 옷이 피로 흥건할 때, 적용된 붕대 또는 거즈가 계속 피로 젖을 때, 동맥성(박동성, 분출성)의 지속적인 출혈, 팔·다리 외상성 절단의 경우가 있다. 지혈대 적용이 가능한 부위는 1분 이내이고, 지혈대 적용이 어려운 접합부 부위는 90초 이내에 응급지혈 거즈를 사용해야 한다. 보듯이 생명을 살리는 골든타임은 1분이다.

- 과거보다 대형 재난 사고가 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나라의 응급처치교육(TECC) 현황은 어떤가.  

▲ TECC(Tactical Emergency Casualty Care)는 경찰과 소방관, 의료진 등 응급 구조대원들에게 제공되고 있고 일반 시민에 대한 교육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이를 통해 위기 상황에서 즉각적인 대응 능력을 강화하는 중이다. 또 TECC는 전쟁이나 테러 등 위급 상황에서 부상자 응급처치에 특화된 지침을 제공한다. 이는 일반 응급처치와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 특히 안전한 환경에서 신속하게 치료하는 방법이 중요하다.

- 정부의 정책 지원은. 

▲ 정부와 관련 기관도 TECC 교육과 훈련을 지원하며, 응급처치 장비와 자원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런 정책은 부상자 생존율을 높이고, 예측하지 못한 대규모 재난 시 현장 대응력 강화에도 집중하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다양한 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TECC 정책이 효과적으로 시행될 수 있도록 응급 상황에서 통합 대응 체계도 중요하다. TECC는 국민의 안전과 생명 보호를 위한 중요한 요소다.

- TECC를 도입하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

▲ 본래 TECC는 군대에서 고위험 민간 작전에서 응급처치에 우선적으로 의료 지침 개발을 위해 구성한 ‘전술응급인명피해치료위원회’(Committee for Tactical Emergency Casualty Care, C-TECC)에 의해 만들어졌다. C-TECC는 각각의 분야별로 응급 의료 전문가들로 편성돼 있고 민간 분야에도 전술적인 접근법을 적용하고 있다. TECC는 미국 내 총격 사건이나 폭발물로 인한 대량 사상자, 기술적 구조 작전 등 민간에서의 다양한 고위험 상황이지만, 군사 전투와 다른 사항과 자원을 반영한 응급처치다.

   
▲ 경찰공무원은 탐색 등, 교통신호봉, 사격용 귀마개, 교통 색안경, 다용도 소형 방패, 안전모, 손전등 등 여덟 가지가 지급되고 있지만, 지혈대는 없다. 향후 폴넷(Polnet)에 희망 품목 코너에 지혈대를 등재해 대량출혈 환자 응급처치 능력을 향상할 필요가 있다. © 오늘의 한국

 경찰의 재난 대응 체계에 대한 인식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 재난은 하늘과 땅, 해양에서 언제 어느 곳에서 발생할지 아무도 모른다. 시대가 IT와 AI 등 첨단화하고 있지만, 기후재난이나 대형화재, 교통사고 등 인재(人災) 사고도 증가하는 추세다. 미국의 경우 우리와 달리 총격에 의한 과다 출혈 사망자 많다. 우리는 우리만의 특수한 재난 상황이 있다. 그동안 현장 경험으로 볼 때, 재난과 위급 상황에서 생명을 살리는 데 지혈대 사용이 매우 절실하다. 

- TECC를 응용한 경찰관의 지혈대 사용 교육 등을 통해 재난시대 응급환자를 현장에서 살리는 일도 매우 중요해진 상황이다. 향후 계획을 말한다면.

▲ 이를 위해 경찰 ‘장비포털시스템’ 희망 품목  코너에 지혈대를 등재토록 해당 부서에 건의하였고, 현재 검토 중이다. 또한, 재난시대를 맞이하여 지혈대 관련 법제화와 교육도 추진하면서 이 분야의 전문가들이 협업하여 시민을 상대로 교육을 확대해 나아가 위중한 상황에 빠진 소중한 생명을 살리기를 소망한다.

한창세 기자 ko-today@hanmail.net

<저작권자 © 오늘의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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