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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공개물(天工開物)의 솜씨로 조상의 ‘얼’ 되살리다

기사승인 2022.08.16  16:3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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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화재보수, 수리 기능 한식목공 제2223호 '성각종' 도편수

   
▲ 대한민국을 빛낸 한국인상 시상식에서 '목조문화재보존 공로 대상'을 수상한 성각종 도편수.

대웅전·사찰일주문·다포집·불단·닫집·문중재실 전문
대웅전·전통한옥 신개축 등 3백 여 점... 목조문화재보수와 수리·복원·신축
묻힐 뻔 했던 문화재 보수 중 보물 2점 영월 보덕사·청주 관아 발굴 쾌거

1990년대에 목수 40여명 거느리기도

천년의 세월과 함께 자연의 일부가 되어 살아 숨 쉬는 천년 건축이란 우리 고유의 전통한옥 건축을 일컫는다. 천지조화를 품어 안고 자연의 멋을 한껏 뽐내며 생명의 신비와 함께 天·地·人의 기를 내뿜는다.

자연에 순응하면서 자연의 자원을 토대로 하여 터전의 참모습을 우리에게 안겨준다. 인간의 삶속에 터전이 차지하는 비중은 무척 중요하고 크기도 하지만 삶의 본질과 함께하는 여러 가지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하겠다. 주변 지형의 모습에 따라 살아가는 형태와 방식이 정해졌으며 그에 따른 문화가 서로 다르게 발전해 왔다.

의·식·주 삼대 문화중 주거문화의 바탕위에서 공동체가 형성되었고 주위의 환경에 따라 배고픔을 면하고 자신의 신체를 가렸다. 또한 주변 지형에 맞는 터전을 찾아 자신과 무리를 보호하고 함께 사는 지혜를 배우게 되면서 삶의 안정성과 편의성을 추구하며 다양한 형태의 멋과 미가 어우러지며 풍요로운 생존의 근거지로 발전시켜 온 것이다.

세계 제일 목조건축 전통한옥 고건축 총 지휘한 도편수

하늘과 땅의 기운을 모아 인간의 정성을 바쳐 자연과 하나가 된 우리 고유의 목조건축은 세계 으뜸인 조형물로서 선의 예술의 극치를 이루고 있다. 고유의 전통 건축 기법에 따라 소박하면서도 섬세하고 우아한 멋과 미가 어우러진 아름다운 건축물의 자태를 한껏 뽐내고 있다. 자연을 소재로 한 자재 하나 하나에 장인의 혼과 땀이 배어있고 숨 쉬고 있는 자연의 일부이며 한 몸인 것이다.

이러한 목조건축을 자연과 한 몸으로 만드는 총 지휘자이며 종합 예술가를 우리는 도편수(대목장)이라 지칭한다. 도편수는 집 짓는 일에서 기술 설계 감리를 총 감독하며 궁궐을 비롯해 사대부의 사당과 천년고찰, 군영 시설의 건축과 조육을 총 지휘하는 큰 목수이며 전문 예술가인 것이다. 예부터 나무를 잘 다루는 사람을 목장이라 부르는데 가구, 창호(문짝), 반자, 공예품을 전문으로 하는 소목과 큰 건축물을 짓는 대목으로 구분한다.

많은 경험과 우수한 기술력을 필요로 하는 전래의 대목은‘도제’방식에 의해 현장에서 양성되었으며‘가문’의 계보를 중요시했다.

   
 

옛부터 목조건축문화가 발달된 우리나라는 사대부가의 아흔 아홉 칸 규모의 전통가옥이나 궁궐, 사찰, 구영 등의 큰 건축물이 모두 목조건축이었으며 이 건축물을 종합 지휘하는 도편수에게 높은 벼슬을 내렸다. 통일신라 때부터 고려, 조선시대까지 이 제도가 시행되었다고 기록은 전한다.

조선조 경국대전에 의하면 세종임금 때 숭례문(현 남대문)의 재건을 맡은 도편수(대목장)의 벼슬이 정 5품의 고위직이었다. 조선조 후기에 큰 목수에게 벼슬을 주는 제도가 없어졌고 큰 건축물의 수요가 감소하면서 한때 그 기능과 역할이 출소된 적도 있으나 현재 전통문화 육성에 따른 궁궐문화재 및 사찰문화재의 복원과 전통건축의 재조명을 통해 전통문화의 선봉장 역할을 맡고 있는 중요한 위치에 자리하며 존경의 대상이 되고 있다.

나무의 숨결로 전통건축 비법 재현

전국각처에 목조 문화재보수, 수리, 전통한옥 신, 개축 등 300여점

한 가지 목표를 세우고 끝없는 자신과의 승부 속에 한 알의 밀알은 영글어 간다.‘장이’전문적 기술과 고집스러운 장인 정신이 함께 하는 천공개물의 명인을 일컫는다. 천지조화가 함께 하는 오묘한 자연의 섭리 속에 하늘이 주신 재능을 피와 땀의 고행을 통해서만 이룩할 수 있는 진정한‘장인의 지도’의 대명사인 것이다.

우수한 조상의 맥을 잇고자 전통건축에 매료된 지 어언 40여년의 세월동안 성각종(010-3506-9623) 도편수는 목조문화재 복원과 보수, 수리 및 전통한옥을 짓고 복원하는데 자신의 모든 것을 바쳤다. 풍광 좋기로 소문난 충청도 서산에서 태어난 성각종 도편수는 당시에 고건축에 명성이 높았던 스승 이인준 선생과의 만남이 앞날을 바꾸어 놓은 것이다.

손이 부족해 막 일꾼의 신분으로 나무 깎는 일을 거들게 된 그는 나무를 자유자재로 잘 깎고 다듬기로 이름난 스승을 경악하게 했다. 정식으로 목수 일을 배우지도 않은 아마추어인 그가 품삯 받고 일하러온 기술자들보다 훨씬 더 나무를 잘 깎고 다듬는 솜씨를 본 것이다.

기술자들이 자귀질로 다듬어 놓은 수준을 그는 도끼로 다듬었고 대패질로 마무리 해 놓은 것을 대패는 쓰지도 않은 상태에서 자귀질로 똑같이 해 놓을 정도로 정밀하게 마무리 했던 것이다. 자칫 흙속에 묻힐 뻔 했던 타고난 천공개물의 솜씨가 스승의 눈에 띄어 그 진가를 발휘하게 된 것이다. 성각종 도편수는 이렇게 설명한다. 나무를 잘 깎는 요령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나무를 잘 다듬는 최선의 길은 나무 본래의‘결’과 성질에 맞게 물이 흘러가듯 자연스럽게 손질하는 것이 지름길이라고 말한다. 세상의 모든 일이 순리에 따라 이루어지듯 나무를 자식 다루듯 귀하고 부드럽게 다듬을 수 있어야 한다고 다시 한 번 강조한다. 그러한 경지에 오르기 위해서는 올바르고 유능한 스승을 만나서 한 가지를 터득할 때까지 최선을 다하며 기초부터 꼼꼼하고 미련스러울 정도로 착실하게 배우고 완벽하게 익혀 자기 것을 만드는데 정답이 있다고 한다.

성 도편수의 오늘이 있기 까지는 그러한 피나는 노력 속에 타고난 재능과 인내가 뒷받침 되었고 자신을 낮추며 수행하듯 옛 건축에 대해 배우며 자신을 내세우기보다 선조들의 숨겨진 지혜를 몸으로 느끼며 심혈을 기울인 결과가 아닐까한다. 최선을 다하는 천공개물의 장인 성각종 도편수의 길은 고행과 혼을 바쳐 전통문화의 맥을 이어가는 길 일 것이다.

우직한 외고집 장인·세월 속 묻힌 선조 얼 되살려 외롭고 힘든 길이지만 자신의 모든 것을 다바쳐 혼을 불어넣는 신념을 통해 전통건축의 비법을 재현하며 그 맥을 이어가는 것이 도편수로서의 길이며 장인의 길이라고 굳게 믿고 있는 성 도편수는 세월 속에 묻힌 선조의 얼을 되살리고자 오늘도 굵은 땀방울을 쏟고 있다.

문화재로 보호되고 있는 청도 향교 보수공사를 시작으로 영천 병와유교 보수공사, 창녕관룡사 대웅전(문화재청 직영사업)보물, 영월보덕사 대웅전(보물), 안동 권씨 사당(제실), 청주관아 보수, 원주 국형사 보수, 하양 환성사 대웅전, 옥천문수암 대웅전 보수, 울산 월봉사, 밀양영남루, 합천병와유고, 예천용문사, 의성 고운사 등 전국에 문화재 복원과 보수에 약 300여 점에 혼을 쏟아왔다.

수많은 문화재와 사찰의 복원 공사를 해오면서 문화재나 사찰의 복원, 보수 공사에 대한 철저한 고증과 건축이 후세에 자신의 이름 석자를 남기기보다 민족의 문화가 재현된다는 신념과 자부심으로 임해왔다. 최고의 인내심과 정성을 기울여야 하는 일이었기에 더더욱 무거운 사명감 속에 자신의 재능을 기울여 왔다.

자신이 한 모든 공사 중 애착이 가지 않는 건축물이 어디 있을까 마는 그 중 보물을 발굴해낸 ‘영월 보덕사와 청주 관아’ 가 가장 기억에 남는 가슴 뿌듯한 건축이었다고 회고 한다. 보통 조선시대 때 많이 지어진 향교들이 요즘 들어 거의 보수공사만 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성각종 도편수 는 한 가지 바람이 있다면 기능 장인들을 홀대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수 천 년 문화의 맥을 제대로 이을 수 없기 때문인 것이다.

한편 자신의 신념과 기술을 이어받을 후진 양성에도 그는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국가에서 사회에서 꼭 필요한 사람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지금 후계자로 8년 전 부터 기술이 탁월한 제자 서너 명을 지도하고 있다. 요즘 다행히 전통건축분야에 사회적 관심과 이목이 집중되고 있어서인지 배우고자 찾아오는 젊은 인재가 제법 있는 편이다.

전통의 전승을 위한 신념과 계승을 위해 많은 노력과 인내를 필요로 하는 굳은 결심과 힘든 고통을 감수할 수 있어야 한다고 성각종 도편수는 강조한다. 그러한 우수한 인재에게는 자신이 걸어온 길을 통해 얻어진 풍부한 경험과 기술을 아낌없이 전해주고 싶다고 한다.

오랜 세월이 지나도 변함없는 우리의 전통한옥을 짓는다는 일념으로 민족의 유산으로 남을 큰 작품을 만들고 싶다는 각오로 전통문화의 계승자임을 자부하며 한국 고건축의 맥을 잇고자 노력하는 성각종(010-3506-9623)도편수의 뜻이 이루어져 후세에 남을 큰 목수로서 우리나라 고건축전통문화계승 발전에 중추적인 역할을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조순동 기자 ko-tod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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